지난주 외환시장을 보면 재밌는 그림이 나타났습니다. 달러인덱스는 하락 하였으나, 수출 주도국 환율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달러인덱스 하락은 파운드화, 엔화, 케나다 달러, 스웨덴 크론 등 주요 국가 통화가 강세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1)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 나가고 있다, 2) EM 환율 평가절하는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M은 아직까지 내수보다는 수출이 원활해야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 되면서 수출경쟁에 지지 않기 위해 결국 키맞추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제는 통화가치는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때에 따라서 채권금리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중국의 리스크가 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중국의 문제는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1) 글로벌 경제둔화 + 무역분쟁 --> 수출 감소
- 2) 아프리카 돼지열병 --> 돼지고기 가격 상승 --> 전반적 인플레이션 상승
- 3) 무역분쟁 + 홍콩이슈 --> 정치적 리스크 상승
- 4) 부동산 경제 둔화 + 무역분쟁 --> 중국 내 유동성 저하
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은 크게 4가지 해법을 낼 수 있습니다 (무역분쟁 타협 제외)
- 1) 위안화 평가절하
- 수출력 경쟁력 강화 가능
- 2) 금리/지준율 인하 + 자본통제 강화
- 유동성 공급 가능
- 3) 금리/지준율 인하 + 고정 환율제 복귀
- 유동성 공급 + 자국시장 활성화
- 4) ABS 등 부채 추가발행
- 유동성 공급
하지만 위 해결 방법들도 각각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무슨 문제가 있는지 조금 알아보겟습니다
- 1) 위안화 평가절하
- 중국 자체적으로 수출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으나, 현재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완벽한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외국인 자본이 환차손으로 인해 자금유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무엇보다도 위안화 약세로 인해 수입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현재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수입물가 상승은 중국에게 큰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 문제는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서 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적인 통화정책이라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줄여야 하는데, 현재 중국은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섣부른 움직임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 2) 기준금리 인하 + 자본통제
- 2016년이었나...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썼습니다. 전체의 1/3이었나 1/4이었나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 때의 경험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 3) 기준금리 인하 + 고정 환율제 복귀
- 지금도 중국운 반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고정환율제로 복귀시 추가적인 자본유출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 내 금융시스템을 불신하는 것이며, 중국이 얘기하고 있는 금융시장 개방과는 먼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 4) ABS 등 부채 추가발행
- 현재 중국 내 유동성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중앙은행이 하루가 멀다하고 유동성을 공급하지만 시중에는 유동성이 생각보다 잘 돌지 않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문제가 있을만한' 곳에는 더 이상 유동성이 돌지 않고 있지요
-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Banking, 대출 및 WMPs(Wealth Management Products)에 대한 설명이 조금 필요합니다. 중국에는 크게 3가지 은행이 존재하는데, 1) 소형은행, 2) 중대형은행, 3) 국영은행(정책/상업) 입니다.
- 소형은행은 주로 소공민에게 대출을 받아 WMPs 혹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고는 했습니다
- WMPs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1) Entrusted loans(기업-기업 대출 및 P2P), 부동산/채광/건설업 기반 회사채 + 지방채를 묶은 채권펀드 등이 있습니다 (WMP 다른 참고 자료는 여기)
- 중대형은행은 보통 ABS와 같은 상품에 투자하는데, 물론 위에서 말한 WMPs에도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 대형은행은 PBOC 밑에 있는 은행들인데, 보통 뉴스에 나오는 애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 중국 경기가 좋을때는 소형은행이 소공민에게 예금을 받아 WMPs에 투자하곤 했습니다. 문제는 이 WMPs 기초자산이 되는 자산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중국 당국이 파산을 막아줬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움직임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죠
- 소형은행은 다른 곳에서도 문제가 생겼는데, 소공민에게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FT 기사 참고)
- 소형은행은 중형은행에게 돈을 빌리곤 하였는데, 이게 interbank lending 시스템입니다. 중형은행은 '아, 얘네가 투자를 위험하게 해도 설마 당국이 망하게 하겠어?' 하고 돈을 빌려줍니다. 중국 당국이 100% 원금 보장을 해준다는 믿음이 있었죠
- 하지만 당국이 이 보장을 안 해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되면 소형은행은 단기자금난에 빠지게 되고, 이는 채권시장에서 비이상적인 상황이 나오게 되죠
- 그 예로 바오샹(Baoshang) 은행이 자금난에 빠져 중국 당국이 인수한다고 했을 때, 중대형은행이 소형은행에게 자금대출을 미루자 상하이 14일 레포금리 2.4% --> 3.5% 급등 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 여담으로 바오샹 은행은 중국 내 정치적 이슈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바오샹 은행은 Tomorrow's Group이 약 8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 총수인 Xiao Jianhua는 2017년 홍콩에서 중국으로 송환(?)된 이후 자취를 감쳤다 바오샹 은행이 당국에 흡수 된 이후 다시 나타났습니다
- 중국 당국의 Xia Jianhua와 연류된 HengFeng Bank 인수 기사
- 어쨌든 현재 중국 당국에서는 대출자금에 많이 투자되어 있는 WMPs에 대한 수익성/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고 있기에, 지속되는 지급보증으로 시장을 안정화 시켜야 합니다
- 또한 이 WMPs 투자자금을 ABS 등 타 금융상품으로 이전시켜 부실자산에 대한 우려도 지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론
- 중국이 현 상황을 버티기 위해서는 뱅킹시스템을 교체해야 합니다. 또한 금리인하가 어려우면 지준율 인하로 어느정도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습니다
- 은행들의 모럴 해저드로 인한 Toxic asset 대출을 당국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새로운 대출자산으로 교채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억제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 결국 얼마나 많은 자산을 국영은행과 '국가대표'들이 떠안을 수 있을지가 향후 증시를 가늠하는 주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