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8일 수요일

서평 - 환율의 미래 (홍춘욱 지음). 경제와 환율을 가장 쉽게 설명한 책

1)    서평에 들어가며

나는 책일 읽기 전에 저자를 먼저 찾아보는 성향이 있다. 이 책이 나와 맞는 성향의 책인지, 저자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머리에 그려낼 수 있어, 저자에 대해 먼저 읽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저자이신 홍춘욱 박사님이 쓰신 한 인용구가 이코노미스트를 꿈꾸는 나에게 크게 와 닿았기에, 나와 같은 사람을 이 글을 인용하며 서평을 시작하고자 한다.

당신은 여우입니까 고슴도치입니까?
테틀록 교수는 전문가를 크게 여우와 고슴도치의 두 유형으로 구분 하였다. 고슴도치는 거창한 생각, 즉 세상에 대한 지배적 원칙을 믿으며긴장하고 성급하며 경쟁적인’ A형 행동양식에 유형에 속한다. 여우는 이에 비해 수없이 사소한 생각을 믿으며, 또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유형이다. 고슴도치가 언제나 큰 녀석 하나를 노리는 사냥꾼이라고 한다면, 여우는 무언가를 부지런히 줍고 다니는 채집자다.
대중에게는 고슴도치가 훨씬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목소리가 크며, 극단적 전망을 제시하기에 대중매체의 관심을 끌기 좋기 때문이다. 기억력 또한 나빠 자신의 틀린 전망은 쉽게 잊고, 새로운 극단적 주장을 제시하기에 여념이 없다.
내 인생의 철학이 위의 인용구에 다 녹아 있다. 난 젊은 날에는 고슴도치처럼 극단적인 전망을 곧잘 내놓았었지만, 20년이 넘는 이코노미스트 생황을 통해 그런 전망이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겁쟁이라고 해도 좋고 소심하다고 해도 좋다. 난 고슴도치보다 여우가 좋으며, 환율 전망에 있어서도 이런 태도를 지켜나감으로써 결국 시장의 플레이어들에게 인정받고 싶을 뿐이다.경제와 환율을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할 수 없다.

2)    경제와 환율을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할 수 없다

홍춘욱 박사님의환율의 미래는 가장 간결하고 명확히 환율과 경제를 설명한 책이다. 사실 경제만큼 설명하기 힘든 것도 없다. 용어도 어려울뿐더러,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써는 것은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중국, 유럽, 아르헨티나, 싱가포르와 같은 예제를 들어가며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무엇보다 하나의 예를 들기 전, 주변 상황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들어가니 책의 내용을 시각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책 잘 읽었습니다 :)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우리가 믿고 있는 현상에 대한 검증이다. 그 예로 원화가치가 적정 가치보다 저평가되었을 경우에 경상수지가 발생하고, 반대로 원화의 가치가 고평가되었을 경우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1997년 이후부터는 둘 사이의 관계가 역전되었는데, 이 책은 두 관계가 역전된 이유를 경상수지와 환율 결정 요인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저축률과 선진국 소비시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경기 과열을 겪은 나라가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 등 우리가 흔히 믿고 있는 현상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설명하고 있다.

혹자는 환율은 모든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터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핫머니 유입이 커지고, 자산 배분의 중요도가 올라가며 금융시장을 더욱 개방할수록 환율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금융시장과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환율의 이해가 필수적인데, 환율의 미래는 환율 결정의 메커니즘과 경제 지표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였다.

맛보기로 아래는 이 책에서 각 나라를 분석한 부분을 일부 발췌한 것이니, 자세한 내용은 꼭 책을 사서 읽어 보길 권한다.

3)    중국

중국이 까지 버리며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이유는?
중국이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추진해오다 2015년 방향을 선회한 것은 경기가 안 좋기 때문이다중국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보다 선진국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며, 다음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 때문이다수출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공급과잉으로 연결되었다.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크게 세 가지인데, (1) 금리 인하, (2) 재정 정책 확대, (3) 위안화 평가절하이다.

일단 편입은 되었는데, 달러와의 경쟁력은 미지수다

중국은 이때까지 위안화 평가절하 정책을 쓰지 않았는데, 이는 기축통화에 대한 꿈과 연관되어 있다.

4)    유럽

유로존의 출범은 유럽 강대국들에시장 확대,’ 약소국들에는 이자를 낮춰주는 효과를 주었다. 특히 이 저금리 효과는 남유럽 국가들의 부동산 호황을 유발하였고 건설업의 부황을 이끌었다. 경기가 과잉되면서 (실제 성장률 > 잠재성장률) 물가 상승 압력이 밀려왔고, 이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뜨렸다. 따라서 사람들의 저축은 들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났는데, 이는 경제에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발생시켰다. 따라서 외국 금융기관에서 돈을 많이 빌려오게 되었다. 결국, 2010년 그리스의 재정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크자,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더는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올 수 없게 되었다.

… 결국, 일종의 고정환율제도인 유로화 시스템의 출범 그 자체가 재정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며, 또한 각국의 재정 정책에 대한 통제의 끈이 느슨했던 것 등이 원인으로 거론될 수 있다.

5)    일본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던 엔화 강세 = 주가 상승의 공식은 깨져있다. 이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엔 캐리 트레이드 붐에서 찾을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경에 매우 민감한데, 이는 투자 자산의 환차손 및 가격 하락으로 이중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엔 캐리 트레이드의 예제

이러한 이유로 엔화는 세계 경제가 불황을 보일 때 강세를 보인다. 고금리 통화나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일거에 회수되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경제 여건 악화로 수출 수요까지 줄여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이러한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특징은 일본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

10년 후의 달러/엔 환율을 점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기 전망의 어려움과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써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도 안개 속에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인플레이션 유발)은 시간이 될 것이다. 2~3년 내에 다시 선진국 경기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가지 일본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흐름을 안착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예스가 될 것 같다.

6)    고정환율제 vs. 변동환율제

고정환율제를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를 쉽게 설명해주었다. 이것은 ‘Impossible Trinity’ 이론에서 나오는 것인데, 한 나라가 (1) 독자적 통화정책, (2) 환율 안정성, (3) 자유로운 자본이동 3가지를 모두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딱 하나 중국이 예외였는데, 이는 중국의 높은 경상수지 흑자와 해외 자본 투자 때문에 가능하였다. , 높은 외화 보유액과 경쟁 성장률이 있어 가능했다.

Impossible Trinity 이론. 이론이 맞다면 한 국가는 위 3가지를 한꺼번에 이룰 수 없다.


홍춘욱 박사님은 작년 8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중국도 예외는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중국 경제 특성상 금리 인하와 재정 정책이 큰 효과를 못 이루며, 결국 변동환율제로의 변화를 할 것이다. 특히 저자의 말처럼 중국은 금리 인하 카드를 쉽사리 못 꺼내고 있으며, 사상 최대치의 역레포 (RRps)를 단행하며 단기 유동성만 간간히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 역레포는 병의 본질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만 치료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변동환율제가 필요할 것이다.

7)    서평을 마치며


서평을 처음 써보며 책을 3번 읽어 보았다. 그만큼 양질의 자료가 들어가 있으며, 되새기고 싶은 개념들이 즐비한 책이다. 가독성도 좋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이며, 자산분배, 글로벌 경제의 역사와 현재 상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처음으로 저자 사인을 받아봤습니다

2016년 6월 1일 수요일

미국 부동산시장과 내구재시장 지표로 본 금리 인상

<미국 부동산시장 - 신규주택 vs. 기존주택>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이번 6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지표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지표로로만 보면 6월에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겠습니다. 미국주택시장은 신규주택판매와 기존주택판매로 크게 나뉘어집니다. 신규주택판매는 전체의 10%가량을 자치하고, 기존주택판매는 나머지 약 9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주택이 부동산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나, 경제의 방향성을 볼 때는 신규주택시장을 봐야합니다. 이 두 시장은 전체적으로 35.72%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나, 201411월을 전.후로 각각 -14.01%, -14.55%로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Figure 1). 이는 단기적으로 두 부동산 시장의 괴리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Figure 1 기존주택판매와 신규주택판매의 상관관계. 원자료출처 : FRED

두 지표의 괴리감이 있는 이유는 기존주택의 경우 임대사업에 많이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개인이 다수의 기존주택을 구매한 후 임대사업을 줄 경우, 주택 인벤토리와 판매량 모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신규주택판매 실적을 보면, 일가족 주거용 주택판매는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임대용 주거판매용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Figure 2). 특히 이는 베이비부머 이후 세대가 독립을 하면서 혼자사는 임대 주거를 선호하는 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Figure 2 미국 신규주택공급 지표. 출처 : FRED

이 지표는 기존주택판매시장이 매매의 목적에서 임대의 목적으로 바뀌어 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매매용 주거의 공실율이 줄어든 것은 경기회복의 영향도 있지만, 임대산업으로의 이전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 부동산시장 내 임대사업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Figure 3에서 볼 수 있는 매매용 주택재고가 하락한 이유도 수요측면이 아닌 공급측면에 있어 보입니다.

Figure 3 미국 주택재고 (파랑색: 매매용, 빨강색: 임대용). 출처 : FRED

524일 발표된 신규주택판매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금융위기가 시작된 직후인 20081월 이후 최고치인 619,000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작년 12월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가 539,000건 이었으니, 15.1% 상승한 수치입니다. 평균 신규주택판매가는 역대 2번째로 높은 금액인 $379,800을 기록하였습니다 (Figure 4).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이 둘 모두 하향세를 보이다 4월 지표가 급격히 좋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4월 지표만 가지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다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Figure 4 미국 신규주택판매대수 (왼쪽, 파랑색), 미국 평균 신규주택판매가격 (오른쪽, 빨강색). 출처 : FRED

임대사업의 측면을 보면, 임대주택 공실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20081분기 10.1%을 기록했던 공시율은 20161분기 7.0%까지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 임대가격은 지속적으로 3.5% 이상의 상승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인데 (Figure 5), 이는 1.1%대에 머물러 있는 인플레이션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주거임대료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Figure 6).

Figure 5 미국 임대용 주거 물가 (파랑색), 미국 임대주택 공실율 (빨강색). 출처 : FRED
Figure 6 미국 임대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 (흰색). 출처 :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 of Harvard University

<내구재주문과 미국 경제 상황>

내구재주문에 대해서 간단히 지표 또한 살펴보았습니다. 미 내구재주문은 현재 2008년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여 보합선에 있습니다. 이 지표만 본다면 이미 선행지표는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년대비 성장률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Figure 7 미국 내구재주문 현황 (파랑색: 방위산업 제외, 빨강색: 운송업 제외). 출처 : FRED
Figure 8 미 내구재주문 현황 (YoY). 출처 : FRED

내구재주문은 1년대비 조금씩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비재 주문의 상승세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향후 소비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전 지표가 한동안 상승세를 보여주었으므로 잠시 하락한 것일 수 있으므로 다음 지표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Primary metal 주문이 올라간 것인데, 이는 설비투자나 산업의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기업전망을 그나마 나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