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0일 목요일

위안화 절하평가와 각 나라의 입장

선진국들을 먼저 본다면, 그들은 저인플레이션 (disinflation) 디플레이션이랑 싸우고 있습니다. 먼저 디플레이션을 정의해 보자면 물가가 오르지 않아 경제에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인데요.. 소비감소 -> 공급과잉 ->가격하락 -> 이윤감소 -> 생산감소 ->일자리 감소 -> 소비감소... 이렇게 반복된다는 것이죠. ,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될 , 생산도 같이 감소되어 경기침채가 온다는 뜻입니다.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로 소비가 감소되며 저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우려에 오래동안 노출되어 왔습니다.

출처 : FRED
미국, 유럽연합,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이미 양적완화를 이용해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 쳤습니다. 돈의 양이 많아지면 물가가 자연히 올라가므로, 그냥 돈을 왕창 풀어버리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시작하여, 일본과 유럽연합이 실행하였는데, 그들에게는 국가부채 증가율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일단 경제부터 살려야 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국가들은 빚을 내어 (채권발행) 경제부양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출처 : FRED
양적완화들을 실행시키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돈을 풀기 위해서는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어야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이자가 낮아지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수출가격은 내려가고 수입가격을 올라가서 국내 물가는 올라간다.. 그런 생각이었지요. 일본과 미국은 그 효과를 톡톡히 봤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첫번째로 비상식적 통화적책은 이자가 낮을때 조차 부채부담이 큰데, 이자가 다시 올라갈때 더 큰 부담감이 오게 됩니다. 일본 정부의 따르면 일본은 2000년에 GDP 대비 부채비율이 약 79%, 2006년에는 175%, 2014년에는 224%까지 치솟게 됩니다.

그런데 작년 8월경부터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이제 금리 올린다고 해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조금씩 달러가 강세가 시작되면서.. 원자재는 점점 더 가격이 떨어지게 되죠. 안 그래도 세계 경제는 이전만큼 성장하지 않아 공급과잉때문에 힘들었는데, 가격은 계속 하락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러자 소비자물가는 생각처럼 오르지 않게 됩니다. 미연준의 목표가 2%대 물가 상승률인데 올해 7월 물가상승률은 고작 0.2% 였습니다. 개인소비량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또한 2014 8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하였습니다. 미국 9월 금리인상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는 이유가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미국 뿐만이 아니라 유럽과 일본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부채비중은 높아만 가는데 원자재가격 폭락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제 신흥국 입장에서 이 상황을 지켜 보겠습니다. 신흥국 대부분은 원자재 팔아먹는 나라입니다. 또한 신흥국에서 소비자물가란 정부를 지탱하는데 중요한 역활을 합니다 (이것은 살아봤을때 채감상 느낀 것입니다). 후진국일수록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에서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소비자물가부터 다스려야 하기 때문이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원자재가 수요 증가와 자국환율 강세로 수출액이 급격히 증가 하였습니다. 자국환율 강세인데 수출이 증가한 이유는 이 당시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인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신흥국의 다른 특이점은 완성품을 주로 수입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과 같은 나라들의 경우 원유를 수출하기도 하지만, 정재할 기술이 없어 정재유를 역수입 해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따라서 자국통화가 점점 절하평가 될 수록 인플레의 압박은 커지게 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의 인플레이션 수치와 현재 인플레이션 수치에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2013년 인도네시아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갑작스레 리터당 휘발유 가격을 44%, 경유 가격을 22%을 올리면서 촉발된 인플레이션 이었습니다 (관련 글은 블로그에 있습니다). 2015,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이와는 다른곳에서 촉발된 것입니다. 생각보다 경제성장이 뎌디자 원자재와 공산품 수요는 똑같이 둔화되어 있는데, 팔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자국의 통화를 평가절화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면 경제가 그만큼 발전하지 못 하게 됩니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사업이 망할것 같다 모든것을 떨이로 팔아 버티는 현상입니다. 뭐 중국이야 최근 돼지고기 값이 올라가서 인플레 우려가 있다 하지 실질적으로는 물가상승력이 낮아 문제가 없는데, 다른 신흥국은 자금유출 + 물가상승 압력이 장난이 클 것 같습니다.

출처 : FRED
위안화 절하 평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큰 의미를 부여한다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봐서는 중국 경제가 살아나야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 신흥국이 살만하겠지만, 선진국 입장에서는 빨리 물가를 올려야 하는데 자국통화가 강세전환 되면은 그게 힘들어 지는 형국이니.. 안 그래도 버블 끼였다고 금리 서서히 올려야 한다고 난리인 상황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게 됩니다. 신흥국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중국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번 일로 인해 더 많은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죠.

사실 러시아도 이 절하평가의 피해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은 천연가스와 원유인데, 원자재 가격이 폭락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루블화 폭망. 따라서 러시아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었죠. 하지만 중국이 구원투수로 나타났었습니다. 2014 11, 러시아와 중국은 $400 Billion 짜리 천연가스 수출 계약을 체결했었는데, 러시아 총 수출 규모가 약 $470 Billion 인것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이 계약이 미뤄진다는 말이 돌고 있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경제에 큰 힘이 되어주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러시아의 편을 들어 주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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